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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스타베팅 이용후기
- 글쓴이
- 고경혜
- 조회수
- 195
- 등록일
- 2023-07-19 19:41:23
심 씨라.
그러고 보니 아직 어르신의 존함조차 모르고 있었다.
<a href="https://esports-toto.com/%EC%8A%A4%ED%83%80%EB%B2%A0%ED%8C%85/">스타베팅</a> 일전에도 성함을 묻다 괜히 욕만 먹은 적도 있었기에.
그러던 중에 우연치 않게 노인의 성 씨를 알게 되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심 씨 성을 가진 이들 중 유명한 가수가 누가 있더라?’
의심되는 사람들 여러 명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들 모두 어르신보단 나이가 어린 편이었다.
거기에 실명 아닌 가명으로 활동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뭐, 언젠간 알게 되겠지.
태우는 서둘러 품에 간직하고 있던 어르신의 편지를 한약방 노인에게 건넸다.
“여기.”
“흐음. 이번 약은 전에 것보다 좀 다르구만. 우선 안으로 들지.”
태우는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한약방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통원목으로 만든 진열장 위로 먼지 한 톨도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음?”
한약방 노인을 따라 약재실로 이동하던 중.
태우는 한쪽에 가지런히 정리된 한약재 앞에서 멈춰 섰다.
그간 먹었던 환약에서 나는 향과 같다.
“저 어르신, 혹시 이 약초는 무엇입니까?”
“아, 그거? 범부채라고 목에 통증을 완화 시켜주는 약초라네. 심 영감이 자주 주문하는 약재지.”
“그렇군요.”
어쩐지 냄새가 익숙하더라니.
태우는 그제야 자신이 먹는 약을 제조하는 곳이 이곳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잠깐, 어르신께서 자주 주문하는 약재라고? 그렇다는 말은 어르신께서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계셨다는 뜻인가?’
하나 생각과 달리 태우는 차마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황당한 사실을 믿어주지 않을 것만 같았던 까닭이다.
그러던 그때.
한약방 노인은 멍하니 가게 안을 둘러보던 태우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흐음. 자네 목 상태가 좋지 않구만 그래.”
“어떻게 아신 겁니까?”
“심 영감이 주문한 약을 보아하니 이거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닐세 그려. 이리 한 번 와보게.”
한약방 노인은 태우의 손을 붙잡고는 이리저리 진맥을 살펴본 후,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허허. 최근까지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했겠군. 상태가 호전된 것이 대충 한 달 전쯤인가?”
“맞습니다.”
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 맥을 짚어본 걸로 자신의 상태를 모조리 파악하다니.
분명 실력이 상당히 뛰어난 인물 같았다.
“막혔던 기혈이 간신히 뚫린 듯 보이네만. 그래, 그 망할 영감과 같이한 지낸 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오늘로써 두 달 되어갑니다.”
“두 달? 고작 두 달 만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만. 무엇 때문에 그리 놀라시는 겁니까?”
“아닐세. 허허! 이거 대단한 인재가 나오겠구만 그래! 하하하!”
태우는 아까부터 계속 영문 모를 소리를 내뱉는 한약방 주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혈은 또 뭐고, 두 달이란 시간으로 대체 무엇을 파악했다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아무튼 약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 테니 이따 저녁때나 다시 들려보게.”
“알겠습니다. 그럼.”
태우는 한약방 노인에게 꾸벅 인사하고 가게를 나섰다.
* * *
그날 밤.
하늘에 떠 있는 은은한 보라색 달빛이 바닥에 쌓인 하얀 눈에 반사되며 주변을 온통 푸르게 만들고 있을 무렵이었다.
척-
잠시 걸음을 멈춘 태우는 품 안에 들린 커다란 박스를 쳐다보았다.
“너무 많이 샀나?”
노인이 주문한 것 외에도 이것저것 필요하다 싶은 것들을 주워 담다 보니 짐은 어느새 처음의 두 배가량 늘어 있었다.
“어르신이 좋아하실지 모르겠네.”
표정에 미소가 번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마음은 꽤나 불안한 상태였다.
솔직히 여벌의 내복과 곶감 몇 줄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엔 너무도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그렇게 작은 오두막집에 다다랐을 때였다.
“이제 왔느냐?”
“예, 어르신.”
“며칠 있다 오래도.”
“가뜩이나 쌀도 떨어진 마당에 그럴 수가 있어야죠.”
노인은 그런 태우를 향해 실없다는 듯, 피식 웃어 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멋쩍던지 태우 또한 한 줄기 미소로 화답했을 뿐.
이윽고 태우는 가지고 온 박스를 평상 위에 올려두었다.
“이게 다 무엇이냐?”
“어르신이 뭘 좋아하실 줄 몰라 이것저것 가져와 봤습니다. 그리고 이건…….”
태우는 박스를 내려놓은 후에도 손에 꼭 쥐고 있던 검은 봉투를 천천히 노인에게 내밀었다.
난생처음 부모님과 같은 존재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보니, 꽤나 쑥스러운 듯했다.
노인 또한 그런 태우의 손에 들린 봉투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끝내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누가 이런 거 사 오랬더냐?”
“그냥 작은 성의니 받아 주십시오.”
“성의 같은 소리하고 있네. 저기 방에다 가져다 놓거라.”
“예.”
태우는 노인의 무뚝뚝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싹싹하게 움직였다.
비록 말은 저리하더라도 표정만은 썩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엔 좀 더 큰 선물을 사 와야지.
그렇게 대충 짐을 정리한 뒤, 큰 방으로 건너온 태우는 노인과 마주 보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 다른 일은 없었고?”
“아, 사실…….”
태우는 뭔가를 말하려다 다시금 입을 다물었다.
처음엔 변한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묻고 싶었다.
하나 대체 뭐부터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
대놓고 ‘혹시 그동안 절 쥐어팬 이유가 이것이었습니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연고 참 효능 좋습디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던가.
그저 감사한 마음만 전할 뿐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뭐가?”
“그냥 모든 게요.”
“실없긴.”
서로를 바라보던 태우와 노인은 잠시 각자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들끼리 머쓱하니 괜히 시선을 돌린 셈이라고 할까?
그런 것도 잠시.
태우는 어색한 분위기도 깰 겸, 품었던 의문에 대해 물었다.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혹시 어르신께서도 목을 다치신 적이 있으신지요?”
“어흠.”
노인은 헛기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반응으로 볼 때, 썩 놀란 모습이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지?”
“첫째, 그날 술집에서 저에게 곧장 약을 건네신 점. 둘째로 한약방 어르신에게 들은바 그 환약을 꽤 자주 주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종합해 볼 때, 어르신께서도 저와 같은 병을 앓으신 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허허. 그래서?”
“그래서는 없습니다. 다만. 다만…….”
태우는 그 이상의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처음엔 놀라웠고, 그다음엔 고마웠다.
그리고 지금은…….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냐?”
“네.”
노인은 그런 태우를 잠시 인자한 미소로 바라보더니, 이윽고 다시금 원래의 괴팍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따라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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